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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AI 전환 일지

전문가에게 묻다, 확고해진 신념

내가 너무 멀리 간 건 아닌지 확인하려고 외부 전문가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신중한 조언은 오히려 내 신념을 흔드는 대신 확고하게 만들었습니다. 그 대화의 회고입니다.

김의연··2

2월에 사람을 잃고 나니, 제 판단을 믿기 어려워졌습니다. 내가 위기의식에 사로잡혀 과하게 밀어붙인 건 아닐까. 3월에는 그걸 확인하려고 여러 외부 전문가를 찾아다녔습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 대화들은 제 신념을 흔드는 대신 더 단단하게 만들었습니다. 예상과는 정반대였습니다.

TL;DR

조직 개편으로 사람을 잃은 뒤, 제 판단이 과했는지 확인하려고 외부 전문가들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들의 조언은 대체로 신중히 천천히 가라는 쪽이었지만, 그 신중함의 전제가 제가 이미 겪은 현실과 맞지 않았습니다. 검증하러 갔다가 오히려 확신을 얻었습니다.

무엇을 묻고 다녔나

저는 세 부류를 만났습니다. 대기업의 조직 전환을 자문해 온 컨설턴트, AI 도입을 연구하는 학계 쪽 분, 그리고 비슷한 규모의 회사를 먼저 전환해 본 동료 창업자였습니다. 질문은 같았습니다. "이렇게 구조를 빠르게 바꾸고 사람을 잃는 게 정상입니까, 아니면 제가 과한 겁니까?"

컨설턴트의 신중함

첫 번째 분의 조언은 명료했습니다. "변화 관리에는 단계가 있다. 충분한 합의, 파일럿, 점진적 확산. 사람을 잃을 정도면 너무 빠른 것이다." 정석이었고, 틀린 말도 아니었습니다.

그런데 듣는 내내 위화감이 들었습니다. 그 조언의 밑에는 '변화의 속도를 우리가 통제할 수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었습니다. 제가 겪은 현실은 달랐습니다. 시장이 분기마다 전제를 바꾸는데, 우리만 점진적으로 합의를 쌓을 시간이 없었습니다.

학계의 신중함

두 번째 분은 데이터를 강조했습니다. "AI 도입의 생산성 효과는 아직 논쟁적이다. 과신하지 마라." 역시 옳은 경고였습니다.

다만 저는 이미 우리 내부에서 그 효과를 직접 봤습니다. 같은 도구를 쥔 두 사람의 생산성이 몇 배씩 갈리는 것을요. 평균을 보는 연구의 신중함과, 내 회사의 분산을 본 제 경험은 다른 층위의 이야기였습니다. 평균이 모호하다고 해서, 내가 본 분산을 못 본 척할 수는 없었습니다.

평균이 애매하다는 사실이, 내가 직접 본 격차를 지워 주지는 않습니다.

먼저 가 본 창업자의 말

가장 도움이 된 건 세 번째, 먼저 전환을 겪은 창업자였습니다. 그는 신중하라고 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이렇게 말했습니다. "사람 잃는 거 피하려다가 회사 전체를 어중간하게 만드는 게 더 위험하더라. 다만 한 가지, 그 전환을 남한테 위임하지 마라. 위임한 전환은 다 흐지부지됐다."

이 말이 3월 내내 머리에 남았습니다. 신중함의 조언들이 제 의심을 키우지 못한 자리에, 이 한마디가 박혔습니다.

확고해진 신념

세 대화를 정리하니 역설적인 결론이 나왔습니다. 검증하러 갔는데, 신중하라는 조언들의 전제가 제 현실과 어긋나는 걸 확인하면서 오히려 방향에 대한 확신이 섰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창업자의 말은 새로운 무게를 얹었습니다. 이 전환은 위임할 수 없다는 것.

3월의 끝에 저는 한 가지를 분명히 알았습니다. 다음은 더 잘 위임하는 법을 찾는 게 아니라는 것. 결국 대표인 제가 직접 끌어야 한다는 것. 그 결단이 다음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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