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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AI 전환 일지

결국 내가 해야 한다 — 대표의 역할도 변했다

전환은 위임할 수 없었습니다. 대표가 전략을 세우고 사람에게 맡기는 시대의 역할이 아니라, 대표가 직접 손으로 전환을 끄는 역할로 바뀌어야 했습니다. 4월의 결단을 적습니다.

김의연··2

3월의 대화들 끝에 남은 한 문장, "전환은 위임하지 마라"가 4월 내내 저를 따라다녔습니다. 처음엔 받아들이기 어려웠습니다. 대표가 모든 걸 직접 하면 그게 회사입니까. 그런데 한 달을 곱씹고 나니, 그 말이 옳았습니다. 적어도 이 전환에 한해서는요.

TL;DR

전환은 위임할 수 없었습니다. 대표가 전략을 세워 사람에게 맡기는 역할이 아니라, 대표가 직접 도구를 쥐고 일하며 전환의 기준을 몸으로 만드는 역할로 바뀌어야 했습니다. 가장 먼저, 가장 깊게 바뀌어야 하는 사람이 대표 자신이었습니다.

위임이 왜 다 흐지부지됐나

돌아보니 지난 다섯 달 동안 제가 위임한 전환 과제들은 거의 다 흐지부지됐습니다. 이유는 단순했습니다. 위임받은 사람은 그 일을 '추가 업무'로 받았습니다. 자기 본업이 따로 있는 상태에서, 회사 전체의 일하는 방식을 바꾸라는 과제를 곁다리로 받은 것입니다.

게다가 전환은 권한이 필요한 일이었습니다. 일의 순서를 바꾸고, 사람의 자리를 옮기고, 옛 방식을 막는 일. 이건 대표가 아니면 강제할 수 없었습니다. 위임받은 사람은 권유는 할 수 있어도 강제는 할 수 없었고, 권유로는 안 된다는 걸 우리는 이미 1월에 배웠습니다.

대표가 가장 먼저, 가장 깊게 바뀌어야 했다

더 근본적인 깨달음은 이것이었습니다. 제가 직접 도구를 깊게 쓰지 않으면, 무엇이 가능하고 무엇이 안 되는지를 알 수 없었습니다. 모르면 기준을 세울 수 없고, 기준이 없으면 사람들에게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도 흐릿해집니다.

그래서 4월에 저는 제 일하는 방식부터 통째로 바꿨습니다. 전략 회의에 들어가 말로 지시하는 시간을 줄이고, 직접 Claude Code를 쥐고 제품을, 사내 도구를, 문서를 만들었습니다. 대표가 가장 빠르게 일하는 사람이 되자, 비로소 기준이 생겼습니다. "이 정도는 이 시간 안에 끝난다"는 기준을요.

대표가 직접 써 보지 않으면, 무엇을 요구해야 할지조차 모릅니다.

대표의 역할이 바뀌었다

예전의 제 역할은 명확했습니다. 멀리 보고, 전략을 세우고, 좋은 사람에게 맡기고, 결과를 점검하는 것. 이건 '한 사람이 다룰 수 있는 일의 양'이 고정돼 있던 시대의 역할입니다.

그 전제가 무너진 지금, 대표의 역할도 바뀌어야 했습니다. 멀리 보는 일은 여전히 제 몫이지만, 거기에 하나가 더해졌습니다. 직접 손으로 일하며 전환의 기준을 만드는 일. 위임의 정점이 아니라, 실행의 최전선에 서는 일. 이건 후퇴가 아니라 역할의 재정의였습니다.

4월의 결단

그래서 4월의 결단은 이것이었습니다. 전환을 위임하지 않는다. 대표인 내가 직접 끈다. 이건 일시적 개입이 아니라, 앞으로 내 역할의 새 정의로 받아들인다.

이 결단 이후, 저는 실제로 한 달에 여러 프로젝트를 혼자 동시에 굴리기 시작했습니다. 위기의식만 있던 작년 가을과 달리, 이제는 손에 방법이 있었습니다. 그 방법, 동시성(concurrency)으로 일하는 구체적인 기록이 다음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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