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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AI 전환 일지

조직을 다시 짜다, 그리고 이탈과 저항

도구로 안 되니 구조를 바꿨습니다. 조직을 다시 짜자 이탈과 저항이 따라왔습니다. 사람을 잃은 일과 그 과정에서 배운 것을 솔직하게 기록합니다.

김의연··2

1월에 구조를 바꿔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2월에 실제로 손을 댔습니다. 이 글은 자랑이 아닙니다. 사람을 잃었고, 그 과정은 아팠습니다. 그래도 남기는 이유는, 전환을 말하는 글들이 대개 이 부분을 빼먹기 때문입니다.

TL;DR

도구로 안 되니 조직 구조를 바꿨습니다. 직무를 사람 단위가 아니라 닫히는 작업 단위로 다시 묶었습니다. 그러자 이탈과 저항이 따라왔습니다. 떠나는 선택은 막지 않았고, 저항의 정당한 지적은 설계에 반영했습니다. 부드러운 전환은 없었습니다.

무엇을 바꿨나

핵심은 일이 흐르는 골격을 바꾼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직무를 사람 단위로 묶어 왔습니다. 'A는 문서, B는 디자인, C는 데이터' 식으로요. 이걸 닫히는 작업 단위로 다시 묶었습니다. 하나의 작업이 처음부터 끝까지 닫히는 흐름을 먼저 그리고, 그 흐름 안에서 반복은 AI와 시스템이, 판단과 책임은 사람이 맡도록 자리를 재배치했습니다.

이건 단순한 업무 조정이 아니었습니다. 어떤 사람에게는 그동안 자기를 정의하던 일의 대부분이 시스템 쪽으로 넘어간다는 뜻이었습니다. "내가 잘하던 그 일을 이제 AI가 한다"는 메시지로 들릴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탈

이탈은 두 종류였습니다. 하나는 새 방식이 자기와 맞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람들의 조용한 퇴장. 다른 하나는 끝까지 동의하지 못한 사람들의 반발 끝 퇴장.

저는 막지 않았습니다. 붙잡는 것이 더 잔인하다고 봤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가지는 지켰습니다. 떠나는 사람을 전환의 실패자로 취급하지 않는 것. 방향이 맞지 않는 것과 사람이 틀린 것은 다른 문제니까요. 그래도 사람을 잃는 일은 익숙해지지 않았습니다.

방향이 맞지 않는 것과 사람이 틀린 것은 다른 문제입니다.

저항

저항은 다르게 다뤘습니다. 이탈은 막지 않았지만 저항은 끝까지 들었습니다. 저항하는 사람의 말 속에는 두 가지가 섞여 있었습니다. 하나는 변화 자체에 대한 거부, 다른 하나는 설계의 진짜 허점을 짚는 정당한 지적이었습니다.

후자가 중요했습니다. 저항하던 한 동료는 "작업 단위로 묶으면 사람이 흐름의 부품이 된다"고 했고, 그 지적은 정확했습니다. 그래서 흐름 안에 사람이 판단으로 개입하는 지점, 즉 사람이 흐름을 멈출 수 있는 권한을 명시적으로 넣었습니다. 저항이 설계를 고쳤습니다.

대표로서 배운 것

2월에 배운 건 두 가지입니다. 첫째, 구조를 바꾸지 않고 사람의 의지에만 기대는 전환은 환상이라는 것. 1월의 결론이 맞았습니다. 둘째, 그러나 구조를 바꾸는 일은 반드시 사람의 비용을 치른다는 것. 이 비용을 안 치르는 척하면 더 큰 비용으로 돌아옵니다.

저는 이 시기에 '좋은 사람'이 되는 것과 '책임지는 대표'가 되는 것이 늘 같지는 않다는 걸 받아들였습니다. 모두를 데려가고 싶었지만 그럴 수 없었습니다. 이 경험은 다음 달, 외부 전문가들에게 의견을 구하러 다니는 계기가 됩니다. 내가 너무 멀리 간 건 아닌지 확인하고 싶었거든요. 그 기록이 다음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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