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넘기 위한 첫 시도들
12월에 조직의 일하는 방식을 바꿔 보려 실제로 시도한 것들의 기록입니다. 도구 도입, 워크플로 실험, 직접 만들어 본 것까지. 무엇이 됐고 무엇이 안 됐는지 그대로 남깁니다.
11월에 두 과제를 분리한 다음, 12월에는 두 번째 과제, 그러니까 조직을 직접 건드려 봤습니다. 머릿속 분석을 멈추고 손으로 부딪쳐 보기로 한 달이었습니다. 결과는 절반의 성공, 정확히는 절반에 못 미치는 성공이었습니다. 그 기록을 가감 없이 남깁니다.
12월에 전사 도구 도입, 워크플로 재설계, 사내용 작은 도구 제작을 시도했습니다. 도구를 까는 일은 쉬웠지만 사용으로 이어지지 않았고, 강제하지 않은 변화는 거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가장 크게 빗나간 가정은 좋은 도구가 알아서 방식을 바꿔 줄 거라는 믿음이었습니다.
시도 1 — 전사에 도구를 깔다
가장 먼저 한 건 단순했습니다. 모든 구성원에게 Claude Code와 관련 도구의 계정을 만들어 주고, 짧은 안내를 붙였습니다. 솔직히 이걸로 절반은 됐다고 생각했습니다. 좋은 도구를 손에 쥐었으니, 알아서 다르게 일하기 시작할 거라고요.
빗나갔습니다. 2주 뒤 사용 로그를 봤더니, 적극적으로 쓰는 사람은 소수였고 대부분은 계정만 받아 둔 채 예전 방식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도구를 까는 일과 도구를 쓰는 일 사이에는 제 생각보다 훨씬 넓은 강이 있었습니다.
시도 2 — 주간 워크플로를 AI 우선으로 다시 짜다
다음으로, 특정 팀의 주간 업무를 골라 'AI 우선'으로 다시 짜 봤습니다. 어떤 일을 사람이 먼저 손대지 말고 AI에게 먼저 시킨 뒤 사람이 판단만 얹는 순서로 바꾼 것입니다.
이건 조금 됐습니다. 강제로 순서를 바꾸자, 처음엔 어색해하던 사람들도 2주쯤 지나니 그 순서에 익숙해졌습니다. 핵심은 '권유'가 아니라 '순서를 바꿔 버리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이 방식은 제가 일일이 설계하고 들여다봐야 굴러갔습니다. 손이 너무 많이 갔습니다.
시도 3 — 우리 일에 맞는 작은 도구를 직접 만들다
세 번째로, 시중 도구가 우리 업무에 안 맞는 지점들을 직접 메워 봤습니다. 큐레아의 반복 업무에 딱 맞는 작은 사내 도구 몇 개를 Claude Code로 직접 만들었습니다. 예전 같으면 외주를 주거나 포기했을 것들을, 제가 며칠 만에 만들어 붙였습니다.
이게 의외로 가장 효과가 컸습니다. 범용 도구보다 '우리 일의 모양'에 맞춘 도구가 훨씬 잘 쓰였습니다. 사람들은 자기 일에 딱 맞는 도구는 시키지 않아도 썼습니다.
사람들은 범용 도구는 미루고, 자기 일에 딱 맞는 도구는 알아서 썼습니다.
12월의 결산
한 달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도구를 까는 일(시도 1)은 거의 효과가 없었고, 순서를 강제하는 일(시도 2)은 효과는 있었지만 제 손이 너무 많이 갔으며, 우리 일에 맞는 도구를 직접 만드는 일(시도 3)이 가장 잘 통했습니다.
공통점이 보였습니다. 효과가 있었던 두 시도는 모두 '저절로 되겠지'에 기대지 않았습니다. 순서를 바꾸거나, 일에 딱 맞게 만들어 마찰을 없애거나 했습니다. 가만히 두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바로 여기서 다음 달의 벽에 부딪힙니다. 효과가 있던 방식들이 전부 제 손을 너무 많이 탄다는 것. 전환이 한 사람의 노동에 묶여 있으면 그건 전환이 아니라는 것. 이 간극이 다음 글의 주제입니다.